월간 CA



2010부터 2011년까지 디자인 월간지 <CA>(퓨처미디어) 148~162호의 기사들을 번역했다. 호마다 2~4 꼭지씩 특집부터 칼럼, 튜토리얼까지 다양하게 다뤘지만 역시나 제일 많이 맡은 건 인터뷰였다.
<GRAPHIC>에 이어 이 잡지까지 번역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디자인이 전문 분야가 됐고, 퓨처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다른 잡지와 몇몇 단행본 작업도 했다.

두 잡지를 번갈아 작업하면서 재밌었던 것 중의 하나가 같은 디자인지이지만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었는데, 우선 <CA>는 라이선스지라 오히려 <W>와 비슷한 면이 꽤 있었다. 기사의 구성이나 문체 같은 것도 그렇고, 상업 디자인에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도. 요즘은 어떤지 사실 잘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작업하던 당시에 영국의 본지는 매우 광범위한 내용을 커버했다. 바꿔 말하면 독립 잡지와는 거리가 있었으며 아주 실용적이고 알찬 전문지에 가까웠던 것 같다. (한국판의 경우, 이 역시 내가 번역하던 시기 이후의 일이지만, 국내의 젊은 독립 디자이너들을 조명하기도 하고 언리미티드 에디션에도 참가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독립 출판 신과 연관을 맺고 있고 있다.)
그에 반해 <GRAPHIC>은 국내에서 기획하고 만들어 해외에도 유통해온 독립 잡지로, 내가 번역한 것은 거의 외국 디자이너를 취재한 인터뷰나 외국 필자로부터 받은 기고문이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취재원이 많은 데다가 영문 에디터의 손을 거친 원고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로 사항이 무척 많았지만 내용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가 갔고, 그러다 보니 이 잡지와는 8년간 인연이 이어졌다. 어린 시절부터 죽 관심을 둬온 세계가 (비록 시각 문화 쪽은 아니었지만) 일테면 비주류, 독립, 대안 따위의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는 신이었기 때문에... <GRAPHIC> 작업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 더 할 얘기가 있으면 덧붙이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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